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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성거산 유래 불교문화 산행 완전 정리

by Arihan 2025. 12. 1.

 

천안 성거산 만일사 삼성각 사진



충청남도 천안시 서북구에 위치한 성거산(聖居山)은 해발 579m의 비교적 완만한 산세를 지닌 명산으로, 아름다운 자연 풍광 속에 역사 깊은 사찰과 전설이 깃든 산입니다. 특히 고려 태조 왕건의 오색구름 설화, 통일을 기념해 창건된 천흥사, 그리고 현대에도 이어지는 불교문화와 산악신앙은 성거산을 단순한 산행지를 넘어 문화유산 탐방의 명소로 만들어 줍니다. 이 글에서는 성거산의 전설적 유래, 불교 사찰 천흥사의 역사와 유물, 추천 산행 코스를 중심으로 사찰기행을 안내합니다.

성거산 이름의 전설과 역사적 유래

성거산이라는 이름은 고려 태조 왕건이 후삼국 통일을 위해 군사를 이끌고 이동하던 중, 충청도 직산의 수헐원(愁歇院)에서 잠시 머무르던 중 목격한 오색구름에서 유래합니다. 당시 왕건은 동쪽 산 정상에 오색구름이 영롱하게 감도는 장면을 보고, 이곳에 성스러운 존재가 거하고 있다고 느꼈고, 이에 ‘성인(聖)이 거(居)하는 산’이라는 의미로 ‘성거산(聖居山)’이라 명명했다고 전해집니다. 이 전설은 조선 중기의 지리서 《신증동국여지승람》(1530)에 수록되어 문헌적으로도 확인됩니다. 해당 기록에서는 성거산이 단순한 지리적 지형을 넘어, 신령한 기운이 감도는 영험한 산으로 소개되어, 천안 지역 산악신앙과 불교문화의 상징으로 기능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왕건은 이러한 산세와 영험성에 감명을 받아 성거산을 군사적 거점으로 삼았고, 이후 이 일대를 중심으로 고려 왕실의 불교문화가 확산되며 ‘천흥사(天興寺)’라는 이름의 사찰이 세워졌습니다. ‘하늘이 흥한다’는 의미의 천흥사는 국가 융성과 평안을 기원하는 국가 사찰로 기능했으며, 현재까지도 이 설화는 천안의 지역 정체성과 문화유산 서사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성거산의 불교문화

성거산 동북사면에 자리한 천흥사는 고려 태조 왕건이 후삼국 통일을 기념하여 10세기 초에 창건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천흥'이라는 이름은 하늘(天)이 흥성한다는 뜻으로, 불교의 가르침을 통해 국가의 번영을 기원한 왕건의 정치·종교적 의도가 담겨 있습니다. 천흥사는 유가종 계열의 사찰로 출발했으며, 고려 인종 시기에는 고승 관오(觀奧) 스님이 주석하였고, 사찰 내에는 당나라에서 들여온 동장(구리 기둥)을 설치한 기록도 남아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지방 사찰이 아닌, 국제적인 불교 교류의 흔적까지 보여주는 사찰이었음을 나타냅니다. 현존하는 유적으로는 ▲보물 제354호 성거산 천흥사지 오층석탑 ▲보물 제99호 천흥사지 당간지주가 있으며, 1960년대 천흥 저수지 조성으로 사역 대부분이 훼손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와, 석재, 토기 등 다수의 유물과 석부재가 산재해 있어 지속적인 학술조사와 복원 노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이곳은 오색구름 설화와 불교의 영험 상징이 결합된 대표적인 사례로, 오색(청·적·황·백·흑)은 오행과 음양오방색을 상징하며 불보살의 강림 또는 도량의 길상으로 해석됩니다. 

만일사는 조선 중기(16세기) 성거산 만일고개에 창건된 조계종 사찰로, '만일(一)한 마음으로 염불하면 반드시 성취한다'는 뜻이며 성거산성 성지(가톨릭 순교자 유적)와 인접해 있습니다. 대웅전과 요사채가 있으며, 등산 종주 코스 출발점으로 무료 주차·화장실 제공, 정상까지 1시간 이내 접근이 용이한 현존 사찰입니다.

성거산 산행 코스와 탐방 정보

성거산은 해발 579m로 비교적 접근성이 좋고, 초보자부터 중급 산행자까지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코스를 갖추고 있어 사찰 탐방과 자연 체험을 동시에 즐기기에 이상적인 산입니다.

  • 최단 코스 (1.7~3km, 1~1.5시간): 천흥저수지 주차장에서 시작해 쉼터와 만일고개를 지나 정상까지 다녀오는 왕복 코스입니다.
  • 클래식 코스 (6.8~8.5km, 3~4시간): 천흥계곡 → 만일고개 → 정상 → 천흥사지 → 복귀 코스로, 문화유산과 자연을 함께 즐길 수 있습니다.
  • 종주 코스 (10km 내외, 5시간 이상): 만일사 → 성거산 정상 → 위례산 → 금성사 하산. 역사와 산악지형을 연결한 경험자 코스입니다.

봄 구절초와 가을 단풍 시즌이 가장 아름답고, 정상석과 낙타봉 전망대에서의 조망은 특히 인상 깊습니다. 주차장, 화장실, 쉼터 등이 잘 마련되어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도 부담 없이 찾을 수 있습니다.

성거산은 고려 태조의 전설에서 비롯된 신성한 이름과, 그 정신을 계승하는 천흥사 불교문화, 그리고 아름다운 산행 코스가 어우러진 복합문화유산입니다. 단순히 걷는 산행이 아닌, 역사와 정신문화, 전통의 결이 켜켜이 쌓인 여정을 경험할 수 있는 성거산은 현대인에게 사색과 힐링의 공간으로 더욱 가치 있는 명소입니다. 이번 주말, 성거산에서 걷고 보고 느끼며 깊은 사찰기행을 떠나보세요.